오늘은 우리가 다람쥐^^

오늘은 우리가 다람쥐^^

관리자 0 3,641 2011.04.03 21:26
구름 한 점 없던 가을하늘이 유난히도 높고 푸르던 9월, 티 없이 맑고 밝은 한울타리가족들과 함께

지역 어르신들을 모시고 "오늘은 우리가 다람쥐" 라는 제목으로 알밤 줍기와 온천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우리가 처음 도착한 곳은 가을 내음이 물씬 풍기는 경치 좋은 시골의 한 농장이었다. 이러한 풍경을 고이간직하기

위해 우리는 서둘러 기념사진을 찍고 보물찾기의 시작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모두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위, 나뭇잎, 나뭇가지 사이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 나섰다. 얼마 되지 않아 “찾았다~!” 하는 함성들이

하나 둘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아직 보물을 발견하지 못한 생활인들은 여기저기서 울리는 메아리 소리에

마음만 급한 나머지 사방을 돌아다니기에만 바빴다. 이러한 모습들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초등학교 때 가을소풍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땅속에 진짜 보석을 묻어두었냐는 어느 생활인의 천진난만한 질문에 그저 웃음으로

답을 해줄 수밖에 없었다. 곧이어 보물찾기의 종료시간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 퍼지자

많이 찾은 친구들이 그렇지 못한 친구들의 마음을 읽었는지 자신의 보물을 하나씩 나누어 주는 모습을 바라보며

비록 작은 선물이지만 모두의 마음속에 값진 보석 하나씩을 담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보물찾기가 끝나고 오늘의 주행사인 알밤 줍기가 이어졌다. 알밤을 줍는 생활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큰 재미를 주었다. 옆에서 아무리 불러도 대답 없이 알밤을 줍는 것에만 집중하는 생활인도 있었지만 평소 엄살을

잘 피우기로 유명한 생활인한분이 밤가시에 찔렸다며 칭얼대는 일도 있었다. 밤톨로 나누지도 않은 채 밤송이를

아예 통째로 자루에 담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욕심이 생겨 나무를 털어 알밤을 줍는 친구도 있었다.

끝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들려도 알밤 줍는 재미에 푹 빠져 약속한 장소에 모이지 않아 결국 교사들이 찾아 나

서게 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오늘 하루 동안 우리 모두가 한 마리 다람쥐가 되어 알이 꽉 찬 알밤처럼 토실하게 여

문 추억들을 저마다 한 아름씩 담아왔다.


이렇게 다채로운 오전 행사를 마치고 충북 앙성으로 이동하여 맛있는 점심식사를 마친 뒤 온천장으로 향했다.

평소 대중탕을 자주 이용해 본 가족들은 온천에서도 질서 있는 모습을 보여 주었으며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르신들과 함께 서로의 등을 밀어 주면서 애틋한 정도 나눌 수 있었으며 유황온천수로 피부까지 한층 더 고와진

것 같았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저마다 밝아진 모습들을 추억하기 위해 사진촬영을 하고 시설로 돌아오던 길,

예정에는 없었지만 여주도자기박물관에 잠시 들러 멋진 도자기작품들을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다. 원내에서 도예

활동을 하던 생활인들이 장인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아보였다.

오늘 하루 지역 어르신 분들과 함께 하는 동안 어르신들이 미끄러지려고 할 때 생활인들이 손을 잡아 드리고, 생활

인들이 다른 길로 가려할 때 어르신들의 도움도 받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세상은 어느 누구의 일방적인 도움이 아

닌 서로가 서로를 도와가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다.


끝으로 도움을 드려야할 연세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해 끝까지 함께 해 주신 어르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장옥순 생활재활교사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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